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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라재컴] 히딩크감독과 한국축구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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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브스 댓글 0건 조회 3,541회 작성일 2002-06-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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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는 ‘축구경영자’다. 그는 축구 기술만 아는 ‘축구기술자’가 아니다. 역대 한국대표팀 감독인 이회택-차범근-허정무 감독은 ‘축구기술자’ 쪽에 무게가 쏠린다. ‘대한민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 하는 선수가 후에 국가대표 감독이 돼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한국축구팬들의 통념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실패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들이 한국축구를 ‘경영’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표팀 관리의 많은 부분을 ‘기술’이란 측면에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히딩크는 한국축구를 500여일 동안 감독으로서 ‘경영’해 왔다. 그리고 이제 막 1승을 거둠으로써 그 과실을 따려 하고 있다. 히딩크는 선수로서는 그리 성공적인 활동을 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최고경영자(CEO)로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한국선수들은 히딩크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정도로 그를 신뢰한다. 선수단 모두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선수들은 ‘그가 지시한 대로만 따르면 무엇인가 반드시 이뤄진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대표팀 이영표는 지난달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에 앞서 “프랑스 선수도 사람이다. 내 개인기가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엇이 이렇게 선수들을 자신만만하게 만들었는가. 이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다. 히딩크의 영입에 앞장서 반대했던 병상의 코미디언 이주일씨는 “난 거액을 들여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다고 했을 때 강력하게 반대했다. 명장이지만 우리 선수들과 안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내 판단이 틀렸다. 정말 히딩크는 특별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히딩크의 ‘한국축구 경영 500일’의 키워드는 뭘까.

▽한국축구는 체력 정신력 모두 수준 이하다
히딩크는 먼저 한국축구의 약점이 무엇인가를 면밀히 분석했다. 그리고 기술은 세계수준 100점 만점에 85점 수준으로 그리 크게 문제될 것 없으나 체력이 약하다고 진단했다. 더구나 그동안 한국팬들이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고 생각했던 한국팀의 정신력도 히딩크는 아주 낮게 평가했다. 투지만 좋을 뿐 자제력 도전의식 등은 수준이하라는 것. 그동안 국내지도자들이 한국팀의 강점으로 삼았던 ‘체력+정신력’이 ‘세계수준의 눈높이’로 맞춰보니 허상이었던 것이다.

▽치밀한 장기 프로그램으로 체력 키우기
전문 피지컬트레이너와 비디오 분석가 등을 영입해 월드컵 본선 직전까지 체력훈련을 실시했다. 일부에선 “전술훈련은 언제하고 선수들에게 체력훈련만 시키느냐”는 비판이 많았지만 히딩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강팀과 맞붙어 자신감 키우기
깨지더라도 강팀과 맞붙어야 성장할 수 있다는 게 히딩크의 신념이었다.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프랑스에 0-5로 진 뒤에도 그가 처음 한 말은 “창피하지 않다”였다. 8월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또다시 0-5로 깨져 일부 언론에서 히딩크를 ‘오대영’이라고 불렀을 때도 그는 “언론의 비판이 생각보다 심하지 않다”고 웃어 넘겼다.

▽촌스러운 축구는 이제 그만
맨 뒤에 스위퍼(홍명보)를 두는 구식 축구를 과감히 버렸다. 일부에서 한국축구에선 아직 무리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현대축구에서 보편화된 플랫3백이나 플랫4백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리고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압박 위주의 전원수비 전원공격의 토털사커를 구사했다. 처음엔 선수들도 적응을 못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당연히 평가전 성적도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월드컵 직전 가진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결국 히딩크가 옳았음이 입증됐다.

▽‘주전은 없다’ 포지션별 무한경쟁
히딩크에게 베스트11은 없다. 그는 늘 “난 월드컵을 베스트23으로 준비한다”고 말했다. 국내 감독들은 이러한 히딩크에 대해 “빨리 베스트 11을 정해 전술훈련을 반복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그러나 히딩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상대에 따라 23명의 선수 모두를 골고루 맞춰 쓴다. 가령 한국팀 공격수인 황선홍 최용수 차두리 이천수 최태욱 안정환 중에서 붙박이로 출전하는 선수는 없다. 상대에 따라 그 조합이 수시로 바뀐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은 늘 긴장한다. 히딩크는 “베스트멤버는 통상적인 선수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상대방에 대한 전략에 따라 구성한다”고 말한다.

▽팀워크가 최고다
스타는 없다. 히딩크는 골을 먹거나 넣었을 때도 누구를 꼬집어 거론하지 않는다. 히딩크에 따르면 골은 팀 전체가 내주고 팀 전체가 넣은 것이다. 보통 감독들은 실수한 선수를 꼬집지만 히딩크는 무조건 팀 전체로 생각한다. 골을 먹어도 앞단계의 수비에서부터 공격까지 이렇게 저렇게 조직력이 흔들려 먹은 것이고 골을 넣어도 뒷선에서부터 차근차근 조직력이 뒷받침 돼 그렇게 된 것이라는 얘기다.

▽나이보다 커뮤니케이션이 먼저다
어느날 히딩크는 3-4-3포메이션을 그린 뒤 각 위치별로 한국선수들의 나이를 써넣었다. 그리고 경기를 할 때 의사전달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자 봐라. 최전방 공격수 세 명의 나이가 왼쪽 공격수부터 19-32-24세로 이뤄져 있다면 이들의 의사전달 방향은 32세 공격수가 왼쪽 19세 선수와 오른쪽 24세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뿐이다. 더구나 후방 미드필더진에 24-18-27-22세의 후배들이 포진해 있다면 32세 공격수는 이들에게도 지시만 하지 듣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선 미드필더의 지시에 따라 공격수가 움직여야 할 경우가 더 많다”며 “그라운드 안에선 선배가 일방적으로 후배에게 지시를 내리고 후배는 이를 고스란히 따르는 것은 안 된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누구나 동등하다. 그라운드 안에서의 대화는 모두 반말로 하라. 형이라는 말을 쓰지 마라”고 지시했다.

▽유머와 심리전으로 다룬다
히딩크는 심리학에 일가견이 있다. 이천수 같이 튀는 선수는 조금 ‘오버’다 싶으면 즉각 경고가 나온다. 위축된 선수가 있으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띄워준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말로 이뤄진다. 그는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등 4개국어를 자유자재로 말할 정도로 언어감각이 탁월하다. 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에게 짓궂은 장난을 걸기도 한다. 물론 훈련장 밖에서의 선수들 사생활엔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 2002년 6월 4일 동아일보에서 -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히딩크 감독은▼
△1946년11월8일생
△선수경력:네덜란드 드 그라프샤프(67∼70,71∼75,81∼82년) PSV아인트호벤(70∼71년)
미국 워싱턴 디플로매츠(76년) 새너제이(77년) 프랑스 NEC니메가(78∼81년)
△감독경력: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86∼90년) 터키 페네르바헤 이스탄불(90∼91년)
스페인 발렌시아(91∼94년) 네덜란드대표팀(95∼98년)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98∼99년2월) 스페인 레알 베티스(2000년 2∼5월)
한국대표팀(2001∼현재)
△주요성적:PSV아인트호벤 네덜란드 리그 우승(86∼88년) 아인트호벤 UEFA우승(88년)
레알 마드리드 도요타컵 우승(98년) 네덜란드 월드컵 4강(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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